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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OTT 플랫폼 포화 시대, 콘텐츠 전쟁 승자는? (스트리밍 시장의 포화와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의 향방)

by 돈동산 주인 2025.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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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를 강조한 플랫폼 마케팅 이미지

 

‘볼 콘텐츠는 넘치는데, 볼 게 없다.’ OTT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다양한 플랫폼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선택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구독 유지율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른바 ‘OTT 포화 시대’, 과연 이 치열한 콘텐츠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플랫폼 중심이 아닌, 콘텐츠 전략과 소비자 선택 기준 중심으로 이 전쟁의 향방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 너무 많아진 선택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구독자 수를 크게 늘렸고,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자체 플랫폼을 론칭하거나 기존 플랫폼에 콘텐츠를 집중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디즈니+, HBO MAX, 파라마운트+, 애플 TV+ 등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가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은 과잉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시장은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2~3개의 플랫폼만을 유지하거나, 구독과 해지를 반복하는 '스위칭 소비'에 익숙해졌습니다. 실질적인 소비 시간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플랫폼 숫자가 늘수록 콘텐츠의 질이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많이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왜 이 플랫폼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해졌습니다.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디즈니+의 《카지노》,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 등은 플랫폼 충성도를 끌어올린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이는 단순한 영상이 아닌 ‘플랫폼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플랫폼의 생존 조건이 되다

OTT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는 단순한 경쟁 수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플랫폼의 정체성을 만들고, 장기 구독을 유도하는 ‘존재 이유’ 그 자체입니다. 기존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전략’이 유효했지만, 이제는 모든 플랫폼이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결정적 한 방’이 되는 오리지널이 중요해졌습니다.

넷플릭스는 이 전략의 선구자입니다. 《오징어 게임》, 《더 웨처》, 《기묘한 이야기》 등 자체 제작 콘텐츠로 글로벌 트렌드를 만들어내며 플랫폼의 충성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이후 디즈니는 자사 IP인 마블·스타워즈 시리즈를 활용한 오리지널 시리즈로 맞불을 놨고, 애플 TV+는 ‘프리미엄 드라마’ 중심의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국내 OTT들도 오리지널 경쟁에 뛰어들며 차별화를 시도 중입니다. 티빙은 《술꾼도시여자들》 같은 2030 여성 타깃 콘텐츠, 웨이브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 시리즈로 플랫폼 이미지를 형성 중이며, 쿠팡플레이는 예능, 스포츠 중계, 오리지널 시트콤으로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용자는 콘텐츠의 질과 밀도, 그리고 나와 맞는 기획 철학을 기준으로 플랫폼을 선택하게 됩니다.

 

K-콘텐츠, OTT 전쟁의 히든카드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의 위상은 OTT 플랫폼의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은 단순한 국내 히트작이 아니라 글로벌 유저의 구독을 이끈 핵심 콘텐츠로 작용했고, 이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제작력, 이야기 구조,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형성됐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디즈니+, 애플TV+도 한국 오리지널 제작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국내 제작사들 역시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제작비를 확보하고, 수출 기반을 다지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콘텐츠 수출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재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의존도는 위험 요소입니다. 국내 OTT 플랫폼들이 콘텐츠 투자 여력에서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K-콘텐츠의 주도권이 외국계 플랫폼으로 넘어갈 경우, 장기적으로 콘텐츠 수익과 권한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콘텐츠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작 기반, 플랫폼 자생력, 글로벌 협업 전략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합니다.

 

결론: 콘텐츠 전쟁의 승자는 ‘선택의 이유’를 주는 플랫폼

이제 사용자는 더 이상 많은 콘텐츠보다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원합니다. 그 선택은 한두 편의 킬러 콘텐츠로 이뤄질 수 있고, 플랫폼은 오히려 ‘구독할 이유’를 설계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단순히 콘텐츠 양을 늘리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브랜드 철학과 큐레이션 전략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OTT 전쟁의 승자는 결국 ‘누가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머물게 했는가’로 결정됩니다. 이는 콘텐츠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 가격 정책, 콘텐츠 추천 시스템, 브랜드 신뢰도까지 종합적인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의 OTT 시장은 축소보다는 재편의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살아남는 플랫폼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설계해 주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콘텐츠 전쟁의 승자는 ‘정답’을 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이 플랫폼에 있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곳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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