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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호주 총선이 보여준 신호 (반 트럼프 정서, 외교가 만든 선거 이변)

by 돈동산 주인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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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기

✔️ 호주 총선 결과: 예상 뒤엎은 노동당 재집권

2025년 5월 4일, 호주에서 열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당초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보수 야당인 자유당의 피터 더튼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특히 더튼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서조차 패배하며 24년 만에 의원직을 잃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반면 노동당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연임에 성공하며 “국민은 분열보다 통합을 선택했다”고 강조했죠.

선거 초반에는 노동당의 승리를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고물가로 인한 민생 부담, 에너지 비용 급등, 식료품 인플레이션 등 국민적 불만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앨버니지 총리가 추진한 원주민 권리 보장 ‘보이스(Voice)’ 정책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며 지지율 하락이 가속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리한 분위기를 뒤집은 것은 정치 내부 요인이 아닌, 국외 변수—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었습니다.



✔️ 트럼프발 관세 전쟁, ‘반사이익’ 된 노동당

이번 총선의 결정적인 분수령은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정책이었습니다. 미국은 3월부터 철강, 알루미늄 등 호주의 핵심 수출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고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호주는 대미 무역에서 적자를 보는 국가임에도, 보복성 조치에 가까운 관세가 매겨졌습니다. 이로 인해 호주 국민 사이에서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급속히 퍼졌고, 이는 트럼프와 정책 노선을 같이하던 보수 자유당에게 불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더튼 자유당 대표는 이러한 정서를 읽지 못하고 오히려 트럼프를 모방한 정책들을 내세웠습니다. 반이민 공약, 행정력 집중을 강조한 ‘호주판 정부효율부(DOGE)’ 설립 공약, 그리고 트럼프의 구호인 ‘MAGA’에 빗댄 ‘Make Australia Great Again’을 직접 사용하는 등 ‘유사 트럼프’ 전략을 택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는 호주 국민에게 역효과를 불러왔고, ‘테무 트럼프’라는 조롱 속에서 자유당은 지지층의 이탈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반대로 노동당은 미국 관세에 맞서 호주의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정책을 강조하며 국민적 신뢰를 다시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 국제정세가 만든 선거 결과, 캐나다와의 공통점

호주 총선 결과는 단순히 국내 이슈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정세, 특히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정치 판세를 바꾼 ‘외부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일이 얼마 전 캐나다에서도 벌어졌습니다. 2025년 초 캐나다 총선에서 집권 자유당은 야당 보수당에 27%p 뒤처진 여론조사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때도 트럼프는 캐나다를 향해 “51번째 주가 돼라”는 발언을 하며 25%의 관세 부과 위협을 가했고, 이에 반 트럼프 정서가 들끓었습니다.

이는 ‘우방국 때리기’ 전략이 오히려 미국의 전통 동맹국들로 하여금 정치적 반발을 촉발시킨 사례로 해석됩니다. 관세 문제는 단순히 경제 문제를 넘어서 자국 내 정치적 연대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한 것입니다. 호주와 캐나다는 모두 미국과 가까운 영어권 국가이며, 외교적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입니다. 이들이 ‘트럼프 리스크’에 반응해 집권 여당을 선택한 것은 국제 정치가 국가 내부 정치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결론: 외교 리스크와 유권자 감정이 만든 새로운 정치 지형

2025년 호주 총선은 단순한 국내 선거가 아닌 국제정세와 대외정책이 직결된 정치적 사건이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명백히 외부 변수였지만, 그것이 호주 유권자의 심리에 직접 작용하면서 국내 정치 지형을 뒤흔든 것입니다. 이는 향후 선거 전략 수립 시 ‘해외 변수’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세계 각국이 글로벌 무역 전쟁과 정치적 긴장 속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포퓰리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지금,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민감하게 외부 정세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단지 노동당의 승리로만 볼 수 없습니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대한 실망, 자유당의 오독된 공약, 앨버니지 총리의 민심 반영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외교·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내 정치에서 외교의 무게가 점점 커지는 이 시기, ‘외교는 표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선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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