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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트럼프 관세 폭탄에도 살아남은 현대차, 그 비밀은?

by 돈동산 주인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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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판매 증가 중인 현대차 로고 사진

 

✔️ 트럼프 관세와 IRA, 현대차를 둘러싼 복잡한 퍼즐

2025년, 미국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 두 개의 큰 파도가 몰아쳤습니다. 첫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단행한 25% 완성차 고율 관세, 그리고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보조금 정책입니다. 이 중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로, 사실상 '현지 생산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초반에는 IRA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원산지 요건 강화로 인해 아이오닉5, 아이오닉9, GV70 전동화 모델 등이 1월 중순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되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완성차에 25%의 관세를 재도입했고, 부품에 대해서도 이달 초부터 단계적 부과를 시작하며 한국 자동차 업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압박을 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4월 한 달간 미국에서 16만2615대를 판매하며 역대 4월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지 운만 좋았던 결과가 아닙니다. 조지아주에 조기 완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를 본격 양산하며, IRA 보조금 대상에 재합류한 것이 핵심 배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관세의 충격과 IRA 보조금 제외라는 ‘이중 압박’을 HMGMA로 돌파한 셈이죠.



✔️ 미국 공장 선제 투자,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현대차가 선택한 핵심 전략은 바로 ‘선제적 현지화’였습니다. 트럼프 관세 부과가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당황했지만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거점을 서둘러 확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2025년 상반기부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고, IRA 보조금 요건을 다시 충족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성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를 고수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 차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현대차는 이를 정면돌파하는 방식으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 재고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유지하며,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한 전략도 4월 판매 호조에 일조했습니다. 반면, GM은 트럼프 관세로 인해 7조 원대의 비용 부담을 예상할 정도로 적잖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더 나아가 현대차는 부품 관세에 대해서도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을 가진 기업에 대해 부품 관세 유예(2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이 조항에도 포함됨으로써 일정 부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 유예인 만큼, 향후에는 배터리 소재 및 부품 생산까지 현지화하는 노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 보조금, 관세, 현지 생산…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공식

이번 상황은 단순한 보호무역 이슈를 넘어 전기차 시장이 어떤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한때 전기차는 ‘기술’이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제조지’가 경쟁력인 시대가 열린 것이죠. 특히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전기차 생산에서 ‘중국 배제’, ‘현지 조달’, ‘자국 내 제조’를 동시에 달성하려 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응하지 못하면 어떤 브랜드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현대차는 이러한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냈습니다. 일찌감치 북미 생산라인을 재편하고, 보조금 포함 기준을 맞추기 위한 배터리 소재 조달 구조도 정비 중입니다. 조지아주 공장의 전략적 위치, 미국 내 소비자 친화적 가격 전략, 정의선 회장의 ‘적응은 현대차의 DNA’라는 철학은 모두 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입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전동화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GV70 전동화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과 함께, 아이오닉 라인업의 확장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IRA 요건에 따라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증설도 함께 검토되고 있어, 현대차의 미국 내 입지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장기적 구조 전환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결론: 위기를 활용한 전략적 선제 대응

현대차는 단순히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한 것이 아닙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무역 질서의 재편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춰 기업의 공급망과 생산 구조를 재설계한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IRA라는 새로운 규칙 속에서도 다시 보조금 명단에 포함되고, 25%의 고율 관세에도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린 것은 선제적 투자와 유연한 실행의 결과입니다.

2025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략은 한국 기업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단기 대응을 넘어서 현지화·정책 이해·공급망 재편을 동시에 이뤄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적응’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무역 갈등이 일상이 된 시대, 현대차의 대응 전략은 단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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