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한때 미국과 중국 양국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여겨졌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서, 이 회사는 두 강대국 간의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중재자로까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25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애플은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애플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으며,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도 위협받고 있다. 팀 쿡 CEO는 이제껏 보여준 지정학적 줄타기 능력을 이번 위기에서 어떻게 발휘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애플을 강타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 세계 거의 모든 무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34%, 유럽연합에는 20%, 일본에는 24%, 대만에는 32% 등 국가별로 차등 적용된 관세율이 눈길을 끌었다. 애플에게 이 정책은 치명적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 대만 등 애플의 주요 제조 허브가 모두 높은 관세의 타격을 받게 됐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에 부과되는 관세는 기존 20%에서 54%로 급등하며, 이는 제품 가격 인상이나 수익 마진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 분석가 에릭 우드링은 이로 인해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17~18%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보복, 애플의 아킬레스건 되나
문제는 미국 시장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대응에 나섰다. 애플은 중국에서 연간 약 5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핵심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경쟁 심화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애플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소비자 보이콧을 유도한다면, 애플의 매출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애플의 점유율이 이미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번 무역전쟁이 그 추세를 가속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급망 다변화의 딜레마
애플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힘써왔다. 인도와 베트남에서 아이폰과 에어팟 생산을 확대하며 리스크를 분산하려 했지만, 이번 관세는 그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는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새로운 제조 기지에도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며 애플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면 최소 3년 이상과 30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미국 내 인건비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이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팀 쿡의 외교력, 시험대에 서다
팀 쿡은 과거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2019년, 그는 트럼프와의 직접 대화로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고, 이후에도 백악관을 수차례 방문하며 애플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전례 없는 규모와 강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애플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이 피해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분석가는 쿡이 다시 한번 트럼프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예외를 요청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경제와 소비자에 미치는 파장
애플의 위기는 단순히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온다. 리서치 기관 CFRA는 관세가 지속될 경우 애플의 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3일, 애플 주가는 9% 급락하며 25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4월 3일 큰 폭으로 하락했고,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을 경고하며, 애플이 그 중심에 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의 전망
애플은 지금껏 혁신과 브랜드 파워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적 도전을 넘어 지정학적 갈등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팀 쿡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리고 애플이 글로벌 경제의 혼란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앞으로 몇 달이 결정지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애플의 운명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CMA는 옛말? 요즘 뜨는 MMF와 MMDA의 모든 것 (3) | 2025.04.06 |
---|---|
MS 창립 50주년, AI 코파일럿 대변신! 핵심 기능 뭘까? (0) | 2025.04.06 |
돈 되는 ETF만 골랐다! 초보자를 위한 필수 가이드 (0) | 2025.04.06 |
30일 무지출 챌린지, 현실 가능할까? 솔직 후기 (0) | 2025.04.06 |
적금보다 좋은 재테크 방법 5가지 (ETF, 부동산, 주식) (0) | 2025.04.05 |